2021년 즈음 해서, Notion이라는 앱이 막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나 또한 그 시기에 Notion에 발을 들였고, 팀 단위의 게임 개발을 진행할 때 협업 용도로 수 년간 유용하게 사용해왔다.
특히, Notion은 학생용 요금제가 있어 꽤 괜찮은 옵션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렇게 Notion에 익숙해지자, 원래 노트 필기 혹은 Word를 통해 정리하던 공부 내용을 Notion으로 옮겨갔었다.
마크 다운 기반이라서 익숙했고, 웹 서비스인 만큼 PC와 모바일을 오가며 공부 내용을 복습하기도 편리했다.
데이터베이스 기능을 활용하여 POCU 아카데미에서 배운 내용을 정리해두고, 태그로 필터링해서 과목별로 내용을 찾아읽기도 했다.
그러나 수 년간 Notion을 써오면서 느낀 가장 큰 단점은 매우 느리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대학생 수준에서 협업용으로는 (가격을 포함하여) 거의 완벽에 가까운 서비스라서 감수하고 사용해왔지만, 개인 공부 내용을 저장하기에는 슬슬 불편함이 느껴졌다.
특히, 한 번에 여러 문서를 오가면서 공부한 내용을 체크할 때는 느린 속도가 공부 효율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정리하는 내용이 방대해지자 'Notion이 문 닫으면 내가 공부한 건 다 날아가겠다'라는 불안감이 들었다. 실제로 Notion의 서버 장애로 제때 복습을 하지 못했던 경험도 있었다.
그렇게 선택한 대안은 Obsidian. Obsidian은 마크다운 기반이고, 기본적으로 로컬에서 관리된다. 성능 또한 Notion과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빠르다. 로컬에서 인덱싱을 미리 다 해두기 때문이다.
대신 동기화를 하기 위해서는 유료 요금제를 사용해야하는데, 본질적으로 로컬에 존재하는 파일이므로 iCloud를 통한 동기화도 가능하다. 나는 이미 iCloud를 사용하고 있어서 iCloud Drive를 통해 이 파일들을 동기화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아이폰, 아이패드, 맥, Windows 데스크탑에서 크로스 플랫폼으로 동기화가 가능하다. iCloud는 원래 필요에 의해 구독중이었기에, 나에게는 사실상 무료로 동기화가 되는 셈이었다.
iCloud를 통한 동기화는 협업이 불가능하지만, 공부한 내용을 저장하는 용도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실시간 협업이 필요하면 여전히 Notion이 더 나은 선택지다).
뿐만 아니라, Notion에서 작성한 내용을 모두 Import 해올 수도 있다. 게다가 Import 성능까지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Obsidian의 또 다른 특징은 플러그인을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플러그인도 있고, 개발자들이 배포하는 플러그인들도 있다(애초에 Notion의 컨텐츠를 Import하는 기능도 플러그인이다). 나는 ->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로 치환되는 플러그인을 사용 중이다.
이렇게 하면 문서를 작성할 때 Notion과 크게 다를 게 없다. 특히 ->가 →로 치환되는 기능을 Notion에서 유용하게 사용 중이었는데, 이런 경험까지 플러그인으로 해결되어서 좋다.
사실 Obsidian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꽤나 옛날 일이지만 그동안 이주하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다.
Obsidian(혹은 그 커뮤니티)은 각 문서들의 연결 구조를 보여주는 그래프 뷰를 핵심 기능으로 여기는데, 나는 이것에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Notion이 너무 느려지는 것을 느끼고 있던 중 불현듯 Obsidian이 생각나 이주를 결심했다. 그리고 이주 결과는 대만족.
다만 iCloud가 동기화할 때 충돌이 생기면 따로 병합 여부를 물어보지 않고 파일 이름 뒤에 (1) 같은걸 넣는 식으로 바꿔버리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로컬 git을 통해서 부수적인 관리(백업)까지 병행해보려고 하는데, 이게 어떤지는 나도 시도해보고 다음에 공유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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